Scroll indicator done
728x90

enum(=enumeration): 1. (하나하나) 셈, 계산, 열거 2. 목록, 일람표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표현할 수 있으며, 그중 현재 표현하는 의미를 태그 값으로 알려주는 enum 클래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래는 원과 사각형ㅇ을 표현할 수 있는 클래스다.

class Figure {
    enum Shape {RECTANGLE, CIRCLE}; 

    // 태그 필드 - 현재 모양을 나타낸다. 
    final Shape shape; 

    // 다음 필드들은 모양이 사각형(RECTANGLE)일 때만 쓰인다. 
    double length;
    double width;  

    // 다음 필드는 모양이 원(CIRCLE)일 때만 쓰인다. 
    double radius;

    // 원용 생성자 
    Figure(double radius) {
        shape = Shape.CIRCLE;
        this.radius = radius;
    }

    // 사각형용 생성자 
    Figure(double length, double width) {
        shapre = Shape.RECTANGLE;
        this.length = length;
        this.width = width;
    }

    double area() {
        switch(shape) {
            case RECTANGLE:
                return length * width;
            case CIRCLE:
                return Math.PI * (radius * radius);
            default:
                throw new AssertionError(shape);
        }
    }
}

태그 달린 클래스에는 단점이 한가득이다. 우선 열거 타입 선언, 태그 필드, switch문 등 쓸데없는 코드가 많다. 여러 구현이 한 클래스에 혼합돼 있어서 가독성도 나쁘다. 다른 의미를 위한 코드도 언제나 함께 하니 메모리도 많이 사용한다. 필드들을 final로 선언하려면 해당 의미에 쓰이지 않는 필드들까지 생성자에서 초기화해야 한다. 생성자가 태그 필드를 설정하고 해당 의미에 쓰이는 데이터 필드들을 초기화하는데 컴파일러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엉뚱한 필드를 초기화해도 런타임시점에서야 문제가 드러날 뿐이다. 또 다른 의미를 추가할 때마다 모든 switch 문을 찾아 새 의미를 처리하는 코드를 추가해야 하는데, 하나라도 빠뜨리면 역시 런타임에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스턴스의 타입만으로는 현재 나타내는 의미를 알 길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태그 달린 클래스는 장황하고, 오류를 내기 쉽고, 비효율적이다.

다행히 객체 지향 언어인 자바는 타입 하나로 다양한 의미의 객체를 표현하는 훨씬 나은 수단을 제공한다. 바로 클래스의 계층구조를 활용하는 서브타이핑(subtyping)이다. 태그 달린 클래스는 클래스 계층구조를 어설프게 흉내낸 아류일 뿐이다.

그렇다면 태그 달린 클래스를 클래스 계층구조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보자. 가장 먼저 계층구조의 루트(root)가 될 추상 클래스를 정의하고, 태그 값에 따라 동작이 달라지는 메서드들을 루트 클래스의 추상 메서드로 선언한다. 위의 예제 코드의 area() 가 이러한 메서드에 해당한다. 그런 다음 태그 값에 상관없이 동작이 일정한 메서드들을 루트 클래스에 일반 메서드로 추가한다. 모든 하위 클래스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데이터 필드들도 전부 루트 클래스로 올린다. Figure 클래스에서는 태그 값에 상관없는 메서드가 하나도 없고, 모든 하위 클래스에서 사용하는 공통 데이터 필드도 없다. 그 결과 루트 클래스에는 추상 메서드인 area() 하나만 남게 된다. 다음으로 루트 클래스를 확장한 구체 클래스를 의미별로 하나씩 정의한다. 위의 예에서는 Figure를 확장한 Circle, Rectangle 클래스를 만들면 된다. 각 하위 클래스에는 각자의 의미에 해당하는 데이터 필드들을 넣는다. 원에는 반지름(radius), 사각형에섯 길이(length)와 너비(width)를 넣으면 된다. 그런 다음 루트 클래스가 정의한 추상 메서드를 각자의 의미에 맞게 구현한다. 다음은 Figure 클래스를 클래스 계층 구조 방식으로 구현한 코드다.

abstract class Figure {
    abstract double area();
}

class Circle extends Figure {
    final double radius;

    Circle(double radius) { this.radius = radius; }

    @Override
    double area() { return Math.PI * (radius * radius); }
}

class Rectangle extends Figure {
    final double length;
    final double width;

    Circle(double length, double width) {
        this.length = length;
        this.width = width;
    }

    @Override
    double area() {
        return length * width;
    }
}

위와 같은 클래스 계층구조는 태그 달린 클래스의 단점을 모두 날려버린다. 간결하고 명확하며, 이전 예제의 쓸데없는 코드 또한 모두 없앨 수 있다. 각 의미를 독립된 클래스에 담아 관련 없던 데이터 필드를 모두 제거했다. 살아 남은 필드들은 모두 final이다. 각 클래스의 생성자가 모든 필드를 남김없이 초기화하고 추상 메서드를 모두 구현했는지 컴파일러가 확인해준다. 실수로 뺴먹은 case 문 때문에 런타임 오류가 발생할 일도 없다. 루트 클래스의 코드를 건드리지 않고도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독립적으로 계층구조를 확장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타입이 의미별로 따로 존재하니 변수의 의미를 명시하거나 제한할 수 있고, 또 특정 의미만 매개변수로 받을 수 있다.

또한, 타입 사이의 자연스러운 계층 관계를 반영할 수 있어서 유연성은 물론 컴파일타임 타입 검사 능력을 높여준다는 장점도 있다. 예로들어 정사각형도 지원하도록 수정하려면 어디를 고쳐야 할지 각자 한번 생각해보자. 클래스 계층 구조에서라면 다음과 같이 정사각형이 사각형의 특별한 형태임을 금방 알 수 있다.

class Square extends Rectangle {
    Square(double side) {
        super(side, side);
    }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