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2. 생성자에 매개변수가 많다면 빌더를 고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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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1에서 언급한 정적 팩터리와 생성자에게는 선택적 매개변수가 많을 때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공통적인 제약사항이 있다. 

식품 포장의 영양정보를 포함하는 클래스를 생각해보자. 영양정보는 1회 내용량, 총 n회 제공량, 1회 제공량당 칼로리같은 필수 항목 몇개와 총 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등 총 20개가 넘는 선택 항목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대부분 제품은 이 선택 항목 중 대다수의 값이 0이다. 

이런 클래스용 생성자 혹은 정적 팩터리는 어떤 모습일까? 

프로그래머들은 이럴 때 점층적 생성자 패턴(telescoping constructor pattern)을 즐겨 사용했다. 필수 매개변수만 받는 생성자, 필수 매개변수와 선택 매개변수 1개를 받는 생성자, 선택 매개변수를 2개까지 받는 생성자, ... 형태로 선택 매개변수를 전부 다 받는 생성자까지 늘려가는 방식이다. 아래의 코드가 그 예제이다.

public class NutritionFacts {
    private final int servingSize; //(ml, 1회 제공량) 필수
    private final int servings; // (회, 총 n회 제공량) 필수
    private final int calories; // (1회 제공량당) 선택
    private final int fat; // (g/1회 제공량) 선택
    private final int sodium; // (mg/1회 제공량) 선택 
    private final int carbohydrate; // (g/1회 제공량) 선택
    
    public NutritionFacts(int servingSize, int servings, int calories) {
        this(servingSize, servings, 0);
    }
    
    public NutritionFacts(int servingSize, int servings, int calories) {
        this(servingSize, servings, calories, 0);
    }
    
   public NutritionFacts(int servingSize, int servings, int calories,
           int fat) {
       this(servingSize, servings, calories, fat, 0);
   }
   
   public NutritionFacts(int servingSize, int servings, int calories,
           int fat, int sodium) {
       this(servingSize, servings, calories, fat, sodium, 0);
   }
   
   public NutritionFacts(int servingSize, int servings, int calories,
           int fat, int sodium, int carbohydrate) {
       this.servingSize = servingSize;
       this.servings = servings;
       this.calories = calories;
       this.fat = fat;
       this.sodium = sodium;
       this.carbohydrate = carbohydrate;
   }
}
   
   

이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만들려면 원하는 매개변수를 모두 포함한 생성자 중 가장 짧은 것을 골라 호출하면 된다. 

NutritionFacts cocaCola = new NewtritionFacts(240, 8, 100, 0, 35, 27);

 

보통 이런 생성자는 사용자가 설정하길 원치 않는 매개변수까지 포함하기 쉬운데, 어쩔 수 없이 그런 매개변수에도 값을 지정해줘야 한다. 앞 코드에서는 지방(fat)에 0을 넘겼다. 이 예에서는 매개변수가 6개뿐이라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수가 더 늘어난다면 이 방식은 문제가 있다. 즉 점층적 생성자 패턴은 매개변수 개수가 많아지면 클라이언트 코드를 작성하거나 읽기 어렵다. 또한 코드를 읽을 때 각 값의 의미가 무엇인지 헷갈릴 것이고, 매개변수가 몇 개인지도 주의해서 세어 보아야 할 것이다. 타입이 같은 매개변수가 연달아 늘어서 있으면 찾기 어려운 버그로 이어질 수 있다. 클라이언트가 실수로 매개변수의 순서를 바꿔 건네줘도 컴파일러는 알아채지 못하고, 결국 런타임에 엉뚱한 동작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선택 매개변수가 많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두 번째 대안인 자바빈즈패턴(JavaBeans pattern)을 살펴본다. 매개변수가 없는 생성자로 객체를 만든 후, 세터(setter) 메서드들을 호출해 원하는 매개변수의 값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public class NutritionFacts {
    // 매개변수들은 (기본값이 있다면) 기본값으로 초기화된다.
    private int servingSize = -1; // 필수; 기본값 없음
    private int servings = -1; // 필수; 기본값 없음
    private int calories = 0;
    private int fat = 0;
    private int sodium = 0;
    private int carbohydrate = 0;
    
    public NutritionFacts() { }
    // 세터 메서드들
    public void setServingSize(int val) { servingSize = val; }
    public void setServings(int val) { servings = val; }
    public void setCalories(int val) { calories = val; }
    public void setFat(int val) { fat = val; }
    public void setSodium(int val) { sodium = val; }
    public void setCarbohydrate(int val) { carbohydrate = val; }
}

 

점층적 생성자 패턴의 단점들이 자바빈즈 패턴에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코드가 길어지긴 했지만 인스턴스를 만들기 쉽고, 그 결과 더 읽기 쉬운 코드가 되었다. 

NutritionFacts cocaCola = new NutritionFacts();
cocaCola.setServingSize(240);
cocaCola.setServings(8);
cocaCola.setCalories(100);
cocaCola.setSodium(35);
cocaCola.setCarbohydrate(27);

 

하지만 자바빈즈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자바빈즈패턴에서는 객체 하나를 만들려면 메서드를 여러 개 호출해야 하고, 객체가 완전히 생성되기 전까지는 일관성(consistency)이 무너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점층적 생성자 패턴에서는 매개변수들이 유효한지를 생성자에서만 확인하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그 장치가 완전히 사라졌다. 일관성이 깨진 객체가 만들어지면, 버그를 심은 코드와 그 버그 때문에 런타임에 문제를 겪는 코드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므로 디버깅도 쉽지 않다. 이처럼 일관성이 무너지는 문제 때문에 자바빈즈 패턴에서는 클래스를 불변으로 만들 수 없으며 스레드 안전성을 얻으려면 프로그래머가 추가 작업을 해줘야만 한다. 

더보기

이러한 단점을 완화하고자 생성이 끝난 객체를 수동으로 얼리고(freezing), 얼리기 전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다루기 어려워서 실전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 방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객체 사용전에 프로그래머가 freeze 메서드를 확실히 호출해줬는지를 컴파일러가 보증할 방법이 없어서 런타임 오류에 취약하다.

 

다행히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세 번째 대안이 있다. 점층적 생성자 패턴의 안정성과 자바빈즈 패턴의 가독성을 겸비한 빌더 패턴(Builder pattern)이다. 클라이언트는 필요한 객체를 직접 만드는 대신, 필수 매개변수만으로 생성자(혹은 정적 팩터리)를 호출해 빌더 객체를 얻는다. 그런 다음 빌더 객체가 제공하는 일종의 세터 메서드들로 원하는 선택 매개변수들을 설정한다. 마지막으로 매개변수가 없는 build 메서드를 호출해 우리에게 필요한 객체를 얻는다. 빌더는 생성할 클래스 안에 정적 멤버 클래스로 만들어두는 게 보통이다.

public class NutritionFacts {
    private final int servingSize;
    private final int servings;
    private final int calories;
    private final int fat;
    private final int sodium;
    private final int carbohydrate;
    
    public static class Builder {
        // 필수 매개변수
        private final int servingSize;
        private final int servings;
        
        // 선택 매개변수 - 기본값으로 초기화한다. 
        private int calories = 0;
        private int fat = 0;
        private int sodium = 0;
        private int carbohydrate = 0;
        
        public Builder(int servingSize, int servings) {
            this.servingSize = servingSize;
            this.servings = servings;
        }
        
        public Builder calories(int val) { calories = val; return this; }
        
        public Builder fat(int val) { fat = val; return this; }
        
        public Builder sodium(int val) { sodium = val; return this; }
        
        public Builder carbohydrate(int val) { carbohydrate = val; return this; }
        
        public NutritionFacts build() {
            return new NutritionFacts(this);
        }
    }
    
    private NutritionFacts(Builder builder) {
        servingSize = builder.servingSize;
        servings = builder.servings;
        calories = builder.calories;
        fat = builder.fat;
        sodium = builder.sodium;
        carbohydrate = builder.carbohydrate;
    }
}

 

NutritionFacts 클래스는 불변이며, 모든 매개변수의 기본값들을 한곳에 모아뒀다. 빌더의 세터 메서드들은 빌더 자신을 반환하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호출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메서드 호출이 흐르듯 연결된다는 뜻으로 플루언트 API(fluent API) 혹은 메서드 연쇄(method chaining)라 한다. 다음은 이 클래스를 사용하는 클라이언트 코드의 모습이다. 

NutritionFacts cocaCola = new NutritionFacts.Builder(240, 8)
        .calories(100).sodium(35).carbohydrate(27).build();

이 클라이언트 코드는 쓰기 쉽고, 무엇보다도 읽기 쉽다. 빌더 패턴은 (파이썬과 스칼라에 있는) 명명된 선택적 매개변수(named optional parameters)를 흉내낸 것이다. 

잘못된 매개변수를 최대한 일찍 발견하려면 빌더의 생성자와 메서드에서 입력 매개변수를 검사하고, build 메서드가 호출하는 생성자에서 여러 매개변수에 걸친 불변식(invariant)을 검사하자. 공격에 대비해 이런 불변식을 보장하려면 빌더로부터 매개변수를 복사한 후 해당 객체 필드들을 검사해야 한다. 검사해서 잘못된 점을 발견하면 어떤 매개변수가 잘못되었는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메시지를 담아 IllegalArgumentException을 던지면 된다. 

빌더 패턴은 계층적으로 설계된 클래스와 함께 쓰기에 좋다. 각 계층의 클래스에 관련 빌더를 멤버로 정의하자. 추상 클래스는 추상 빌더를, 구체 클래스(concreate class)는 구체 빌더를 갖게 한다.

빌터 패턴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닏다. 객체를 만들려면, 그에 앞서 빌더부터 만들어야 한다. 빌더 생성 비용이 크지는 않지만 성능에 민감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점층적 생성자 패턴보다는 코드가 장황해서 매개변수가 4개 이상은 되어야 값어치를 한다. 하지만 API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개변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명심하자. 생성자나 정적 팩터리 방식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매개변수가 많아지면 빌더 패턴으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이전에 만들어둔 생성자와 정적 팩터리가 걸리적 거릴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빌더로 시작하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 

핵심 정리

생성자나 정적 팩터리가 처리해야 할 매개변수가 많다면 빌더 패턴을 선택하는 게 더 낫다. 매개변수 중 다수가 필수가 아니거나 같은 타입이면 특히 더 그렇다. 빌더는 점층적 생성자보다 클라이언트 코드를 읽고 쓰기가 훨씬 간결하고, 자바빈즈보다 훨씬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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