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18 - 상속보다는 컴포지션을 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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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은 코드를 재사용하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항상 최선은 아니다. 잘못 사용하면 오류를 내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된다. 상위 클래스와 하위 클래스를 모두 같은 프로그래머가 통제하는 패키지 안에서라면 상속도 안전한 방법이다. 확장할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문서화도 잘 된 클래스도 마찬가지로 안전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구체 클래스를 패키지 경계를 넘어, 즉 다른 패키지의 구체 클래스를 상속하는 일은 위험하다.

이전과는 달리 이번 아이템에서 논하는 문제는 (클래스가 인터페이스를 구현하거나 인터페이스가 다른 인터페이스를 확장하는) 인터페이스 상속과는 무관하다. 메서드 호출과는 달리 상속은 캡슐화를 깨뜨린다. 다르게 말하면, 상위 클래스가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따라 하위 클래스의 동작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상위 클래스는 릴리스마다 내부 구현이 달라질 수 있으며, 그 여파로 코드 한 줄 건드리지 않은 하위 클래스가 오동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상위 클래스 설계자가 확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문서화도 제대로 해두지 않으면 하위 클래스는 상위 클래스의 변화에 발맞춰 수정돼야만 한다.

기존의 클래스를 확장하는데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 이상의 문제를 모두 피해가는 묘안이 있다. 기존 클래스를 확장하는 대신, 새로운 클래스를 만들고 private 필드로 기존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참조하게 하자. 기존 클래스가 새로운 클래스의 구성요소로 쓰인다는 뜻에서 이러한 설계를 컴포지션(composition; 구성)이라 한다. 새 클래스의 인스턴스 메서드들은 (private 필드로 참조하는) 기존 클래스의 대응하는 메서드를 호출해 그 결과를 반환한다. 이 방식을 전달(forwarding)이라 하며, 새 클래스의 메서드들을 전달 메서드(forwarding method)라 부른다. 그 결과 새로운 클래스는 기존 클래스의 내부 구현 방식의 영향에서 벗어나며, 심지어 기존 클래스에 새로은 메서드가 추가되더라도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 구체적인 예시를 위해 InstrumentedHashSet을 컴포지션과 전달 방식으로 다시 구현한 코드를 준비했다. 이번 구현은 둘로 나눠보았다. 하나는 집합 클래스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전달 메서드만으로 이뤄진 재사용 가능한 전달 클래스다.

public class InstrumentedSet<E> extends ForwardingSet<E> {
    private int addCount = 0;

    public InstrumentedSet(Set<E> s) {
        super(s);
    }

    @Override
    public boolean add(E e) {
        addCount++;
        return super.add(e);
    }

    @Override
    public boolean addAll(Collection<? extends E> c) {
        addCount += c.size();
        return super.addAll(c);
    }

    public int getAddCount() {
        return addCount;
    }
}

재사용할 수 있는 전달 클래스

public class ForwardingSet<E> implements Set<E> {
    private final Set<E> s;

    public Forwarding(Set<E> s) {
        this.s = s;
    }

    public void clear() {
        s.clear();
    }

    public boolean contains(Object o) {
        return s.contains(o);
    }

    public boolean isEmpty() {
        return s.isEmpty();
    }

    public int size() {
        return s.size();
    }

    public Iterator<E> iterator() {
        return s.iterator();
    }

    public boolean add(E e) {
        return s.add(e);
    }

    public boolean remove(Object o) {
        return s.remove(o);
    }

    public boolean containsAll(Collection<?> c) {
        return s.containsAll(c);
    }

    public boolean addAll(Collection<? extends E> c) {
        return s.addAll(c);
    }

    public boolean removeAll(Collection<?> c) {
        return s.removeAll(c);
    }

    public boolean retainAll(Collection<?> c) {
        return s.retainsAll(c);
    }

    public Object[] toArray() {
        return s.toArray();
    }

    public <T> T[] toArray(T[] a) {
        return s.toArray(a);
    }

    @Override
    public boolean equals(Object o) {
        return s.equals(o);
    }

    @Override
    public int hashCode() {
        return s.hashCode();
    }

    @Override
    public String toString() {
        return s.toString();
    }
}

InstrumentedSetHashSet의 모든 기능을 정의한 Set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설계되어 견고하고 아주 유연하다. 구체적으로 Set 인터페이스를 구현했고, Set의 인스턴스를 인수로 받는 생성자를 하나 제공한다. 임의의 Set에 계측 기능을 덧씌워 새로운 Set으로 만드는 것이 이 클래스의 핵심이다. 상속 방식은 구체 클래스 각각을 따로 확장해야 하며, 지원하고 싶은 상위 클래스의 생성자 각각에 대응하는 생성자를 별도로 정의해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선보인 컴포지션 방식은 한 번만 구현해두면 어떠한 Set 구현체라도 계측할 수 있으며, 기존 생성자들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Set<Instant> times = new InstrumentedSet<>(new TreeSet<>(cmp));
Set<E> s = new InstrumentedSet<>(new HashSet<>(INIT_CAPACITY));

InstrumentedSet을 이용하면 대상 Set 인스턴스를 특정 조건하에서만 임시로 계측할 수 있다.

static void walk(Set<Dog> dogs) {
    InstrumentedSet<Dog> iDogs = new InstrumentedSet<>(dogs);
    ... // 이 메서드에서는 dogs 대신 iDogs를 사용한다. 
}

다른 Set 인스턴스를 감싸고 있다는 뜻에서 InstrumentedSet 같은 클래스를 래퍼 클래스라 하며, 다른 Set에 계측 기능을 덧씌운다는 뜻에서 데코레이터 패턴(Decorator pattern)이라고 부른다. 단, 엄밀히 따지면 래퍼 객체가 내부 객체에 자기 자신의 참조를 넘기는 경우만 위임에 해당한다.

래퍼 클래스는 단점이 거의 없다. 한 가지, 래퍼 클래스가 콜백(call back) 프레임워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만 주의하면 된다. 콜백 프레임워크에서는 자기 자신의 참조를 다른 객체에 넘겨서 다음 호출(콜백) 때 사용하도록 한다. 내부 객체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래퍼의 존재를 대신 자신(this)의 참조를 넘기고, 콜백 때는 래퍼가 아닌 내부 객체를 호출하게 된다. 이를 SELF 문제라고 한다. 전달 메서드들을 작성하는 게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재사용할 수 있는 전달 클래스를 인터페이스당 하나씩만 만들어두면 원하는 기능을 덧씌우는 전달 클래스들을 아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좋은 예로 '구아바(Guava)'는 모든 컬렉션 인터페이스용 전달 메서드를 전부 구현해뒀다)

상속은 반드시 하위 클래스가 상위 클래스의 '진짜' 하위 타입인 상황에서만 쓰여야 한다. 다르게 말하면, 클래스 B가 클래스 A와 is-a 관계일 때만 클래스 A를 상속해야 한다. 클래스 A를 상속하는 클래스 B를 작성하려 한다면 "B가 정말 A인가?"라고 자문해보자. "그렇다"라고 확신할 수 없다면 B는 A를 상속해서는 안 된다. 대답이 "아니다"라면 A를 private 인스턴스로 두고, A와는 다른 API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대다수다. 즉, A는 B의 필수 구성요소가 아니라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자바 플랫폼 라이브러리에서도 이 원칙을 위반한 경우가 몇가지 있다)

컴포지션을 써야 할 상황에서 상속을 사용하는 건 내부 구현을 불필요하게 노출하는 꼴이다. 그 결과 API가 내부 구현에 묶이고 그 클래스의 성능도 영원히 제한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클라이언트가 노출된 내부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클라이언트에서 상위 클래스를 직접 수정하여 하위 클래스의 불변식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불변식이 한번 깨지면 이전의 API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컴포지션 대신 상속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확장하려는 클래스의 API에 아무런 결함이 없는가?" 결함이 있다면, 이 결함이 여러분 클래스의 API까지 전파돼도 괜찮은가? 컴포지션으로는 이런 결함을 숨기는 새로운 API를 설계할 수 있지만, 상속은 상위 클래스의 API를 '그 결함까지도' 그.대.로 승계한다.

이후 우테코 3기 백엔드 과정에서 해당 주제로 테코톡 발표를 했었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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